이번에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'사랑의 시작(Liebesanfang)'이라는 시를 소개해드립니다.
이 시가 우리나라에 얼마나 알려졌는지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만, 보는 순간 꽤 괜찮은 시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.
그런데 릴케의 시가 늘 그렇지만(천상계의 화법이랄까?), 번역이 어려웠습니다.
정서는 우리에게 맞는데 언어의 장벽이 서로를 차단하고 있습니다. 이 장벽을 나름대로 걷어보았습니다.
어설픈 독일어 실력으로 시의 세계를 연다는 것이 쉽지않은 작업입니다. 그리고 번역도 하나의 창작입니다.
그렇지만 틈틈이 제 시를 보시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분들이 계시기에 다시 시도하곤 합니다.
감상해주시기 바랍니다. 그리고 독일어에 조예가 깊으신 분이 보시면 제 번역의 오류를 짚어주시기 바랍니다.

[사랑의 시작]
오! 웃음, 첫 웃음, 우리의 웃음.
우리의 웃음은 어땠을까 : 보리수 향기가 숨쉬고,
정원의 정적이 감도네. 그리고 갑자기 서로가
바라보고 놀라 웃음을 터뜨렸다네.
그 웃음 속에서 한 기억이 떠오르네.
풀밭 위에서 뛰놀던 토끼 한마리 ; 이것이
그 웃음짓던 어린시절이었네.
이윽고 백조가 동요하기 시작했고,
작은 연못, 조용한 밤이 두갈래로 나누어지는 것을 보았다네. 나무 꼭대기 곁은
이미 순결하고 자유로운 밤하늘이 물들이고있었네.
그리고 이 웃음 주변에 환희에 찬 미래의 모습을 끌어당겨오네.

[Liebesanfang]
O Lächeln, erstes Lächeln, unser Lächeln.
Wie war das Eines: Duft der Linden atmen,
Parkstille hören - , plötzlich in einander
aufschaun und staunen bis heran ans Lächeln.
In diesem Lächeln war Erinnerung
an einen Hasen, der da eben drüben
im Rasen spielte; dieses war die Kindheit
des Lächelns. Ernster schon war ihm des Schwanes
Bewegung eingegeben, den wir später
den Weiher teilen sahen in zwei Hälften
lautlosen Abends. - Und der Wipfel Ränder
gegen den reinen, freien, ganz schon künftig
Rainer Maria Rilke, Frühjahr oder Sommer 1915, München
Gesammelte Werke, Band III. Leipzig 1927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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